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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 그 동안 먹은 것들

즐거운 검소씨 2015. 9. 17. 05:31

오늘 아침 한국 티비 프로그램을 보자니 밭에서 아무거나 뚝뚝 따다가 부침개를 부쳐 먹는 것을 보고, 부침개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밭에는 딱히 부칠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이 되어서 거의 포기를 하려고 했으나, 그래도 한 번 도전해 보자는 생각에 텃밭으로 향했다.

둘러보니 역시 딱히 전을 부칠만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먹어야겠기에 조금이라도 연해보이는 케일 이파리, 비트 이파리, 바나나 고추 하나, 그리고 파를 몇 개 끊어왔다. 거기다가 내가 사랑하는 양파를 채썰어서 밀가루조금 넣고 반죽을 했다. 그 프로그램을 보니 밀가루는 조금 넣는 것이 좋다고 하길래 내 나름대로 최대한 적게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는 기름을 쏟아붓다시피 하고는 부침개를 부쳤다. 혹시나 망칠까 싶어서 이파리를 적게 따왔더니 작은 부침개 3개만 부칠 수 있었다. 다 한 뒤에 기대반 설렘반으로 맛을 봤더니, 너무 질길까 걱정이 되었다 케일이랑 비트 이파리는 입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녹아버리는 듯 사라졌다. 오홋...성공했다. 

아마 성공의 관건은 많은 양의 기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부침개 부치기가 어려워 예전에 검색을 했더니, 기름을 많이 넣으면 왠만하면 맛있다는 걸 보고는 그 후로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데, 정말 맛있다. 다만 모든 전이 기름전이 되기는 하지만... 아마 나뭇잎을 뜯어다 부쳐도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ㅎ

돼지고기 로스트를 사다가 양파를 3개나 썰어서 깔고, 약불로 셋팅된 오븐에 3시간을 넘게 구웠더니,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닭다리가 세일하길래 사다가 오븐에 구웠는데, 딱히 곁들일 채소가 없길래 밭에 있는 토마토랑 케일이 생각나서 따와서 양파를 첨가한 후 올리브오일을 대충 두르고 오븐에 같이 구웠더니 먹을만 했다. 하지만, 역시나 딸래미는 안좋아하는 맛.ㅎ

동네에 정육점을 주로하는 작은 가게가 있는데, 거기에 생선도 같이 판다. 예전에 딱 한번 가보고 이번에 친구 따라서 다시 갔다가 이것 저것 둘러보았다. 고기 가격도 아주 적당하고 신선해서 앞으로는 고기 사러 이 정육점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둘러보다가 거기엔 오징어도 판다는 걸, 게다가 가격도 한인식품점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손질된 오징어 몸통을 사와서 물에 데쳐 먹었다. 그런데, 오징어가 이상한지 내가 잘 못데쳤는지 맛은 없었다.ㅠ

후라이팬으로 너무 너무 고기를 굽기 싫었는데, 밖에 비는 오는 중이라서 바베큐를 쓰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폭챱을   바닥에 깔고, 감자, 양파, 당근을 대충 썰어넣고, 시판 그래이비소스를 붓고는 약불로 맞춘 오븐에다가 구웠다. 그런데, 그래이비가 다 바닥으로 내려가서 윤기가 없어보이니 맛도 없어보였다.

접시에 담아봐도 그냥 그렇다. 다행인 것은 나는 안먹고 남편만 먹었고, 역시나 음식투정은 없는 남편이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여름을 제외하고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동네회관에서 아침식사를 만들어서 판다. 동네 일에 쓸 돈들을 모금하는 것 같은데, 남편친구가 회장이기 때문에 올 봄 부터는 매 번 가서 도와주고 있다. 처음에는 몇 번 가서 아침을 사 먹기도 했는데, 딱히 내 입맛에는 맛는 아침식사가 아니라서 다음 부터는 그냥 집에 있는다.

저렇게 다 돕고 치우고 나면 점심 경에 돌아오는데, 그 때마다 남은 음식들을 저렇게 포장해서 가져온다. 일종의 임금(?)이라고나 할까?^0^ 물론 다 식어서 맛은 없지만, 이 중에 내 남편이, 내 아빠가 만든 것이 있겠지 하면서 먹는다.

이 날은 너무 더워서 바베큐를 사용하러 나가기가 싫었다. 그냥 에어컨 켜진 실내에서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소세지를 물에다가 데쳤다. 그랬더니 거의 1.5배 가량 부풀어 올라서 놀랐다. 왜냐하면 그 전날 사온 핫도그번이 탑슬라이스라 크기가 자은데, 과연 저 큰 소세지가 들어갈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어떻게 겨우 겨우 빵을 벌리고 사워크라우트를 좀 얹은 후에 소세지 자리를 잡아주었다. 
좀 어린아이 의자에 구겨 앉은 어른 같은 모양새이긴 하지만, 입속에 들어가닌 그게 그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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