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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청소

즐거운 검소씨 2015. 5. 3. 20:41

어제 아침 일어나서 간단하게 먹을 것을 준비하고 있는데, 남편이 뒤에서 "생선 튀기는 거야?"그런다. 참, 그러고 보니 전날 남편과 아이가 올해 처음으로 낚시를 간 날이었다.

낚시에서 돌아오자 마자 비닐봉지 안에 송어가 두 마리 들어있다고 주는데, 안 봐도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큰 것 좀 잡아오랬더니....


어쨌든 그 때는 저녁을 거의 다 준비했던터라 냉장고에 놔두라고만 하고 까먹고 있었는데, 남편은 아마도 작다고 내가 생선을 그냥 썩혀버리나 했나보다.

얼른 꺼내 밀가루 조금 뭍혀 기름에 구워줬더니, 맛이 괜찮았다.

다음엔 좀 더 큰 걸 잡아오던지 아니면 몇 마리 더 잡아왔으면 좋겠다.



민물 송어 두 마리. 생선 좋아하는 아이와 나만 잘 먹고, 남편은 생선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그냥 패스~



낚시 다녀온 후 아이가 빈 유리단지를 찾길래 하나 줬더니, 자기의 애완지렁이라며 2마리를 낚시하는 곳의 땅을 파서 데리고 왔다며 집을 만들어 준다. 지푸라기도 같이 잘 가져왔는데, 흙이 너무 말라 물을 좀 줬다. 저기 오른쪽 구석 어딘가에 한 마리가 있는데, 사진 상에서는 잘 보이지가 않는다.

잘 키워서 다음 낚시에 쓰자고 하면 싫다고 할까?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아주 좋았다. 일기예보로 확인하긴 했지만, 봄 날씨는 수시로 바뀔 수가 있으니 계속 확인해줘야 한다. 그리고, 계속 확인을 한 이유는 지난 겨울의 잔해들을 날씨가 더 따뜻해지기 전에 빨리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밥을 먹으면서 빨래를 돌려두고, 처음으로 선택한 일은 미뤄두던 나무난로 청소였다. 청소라고 해봤자 남은 재를 퍼내고 굴뚝을 청소하는 일인데, 굴뚝청소는 못하고, 일단은 재만 퍼냈다.

좀 더 크고, 좋은 것들은 재가 담기는 서랍들이 다있는데, 우리 것은 작고 오래된 것이라 일일이 퍼내야하는 수고도 있고, 무엇보다 그럴때마다 잿가루가 날려서 몇 일 마다 온 집안이 먼지투성이로 변한다.

올해는 새로 하나 장만해 볼까 계획은 세우고 있지만, 그건 아마 겨울 전 우리의 형편에 달려 있을 것 같다.



깨끗하게 비워진 난로를 보고 있자니, 정말 봄이 왔구나 싶다. 그리고, 당분간 재들을 안 퍼내도 되니 그것도 기쁨일세~



재를 다 퍼내고 집안 청소를 다 끝낸 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처음으로 한 일은, 지난 겨울 덱이 부서지면서 남은 잔해들을 치우는 것이었다. 그 당시 뒷마당에는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앞마당에 그 쓰레기들을 다 쌓아뒀는데, 드디어 그것들이 사라지니 속이 시원했다.

치우면서 제일 힘든 건 산산조각 나버린 플라스틱 의자들을 찾아다니며 치우는 것이었다. 다행히 분홍색의자여서 눈에 금방금방 띄기는 했다.


그 일을 마친 후, 다음일은 겨울동안 두마리의 개들이 신나게 싸 놓은 응가들을 치우는 것이었는데, 나는 이 일이 봄 청소 중에서 제일 힘들다. 그리고 하기도 싫고...ㅠ.ㅠ

그렇다고 놔두면 더럽기도 하고 풀들도 제대로 자라지 않기 때문에 따뜻해진 날씨에 풀들이 쑥쑥 자라리 전에 빨리 청소해줘야 한다. 시골이라 땅만 넓으니, 걔들도 다 자기 영역이라 생각하고 온갖 장소에 흔적을 남겨두었다.

어제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다 끝내지 못했는데, 이따 좀 더 따뜻해지면 나가서 나머지 일들을 해야한다.


사진 속의 나무들은 지난 겨울 초 정화조 공사를 하면서 땅을 파기 위해 정리한 나무들인데, 남편이 저건 창고에서 쓸거란다. 겨울내 눈 무게에 넘어진 나무들도 좀 있는데, 그것들도 정리를 다 하자면 아마도 이번 여름이 다 지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제일 기다리던 빨래줄 재연결이 어제 드디어 이루어졌다.

지난 덱참사(??) 때, 덱위의 어닝이 내려 앉으며 빨리줄도 끊어졌는데, 어제 앞마당의 지저분한 것들을 치우고, 새 빨래줄과 도를레등을 사와서 다시 연결했다.

나는 햇볕 아래에서 마른 빨래가 참 좋다. 

다 마른 빨래 냄새를 맡아보면 향긋한 건 아닌데, 뭔가 특유의 해 냄새가 난다. 그리고 바짝 말라 까슬까슬한 느낌도 참 좋다.  



봄이 와서 제일 좋은 것은 뭐니뭐니해도 이제 곧 텃밭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거다.

남편은 매 해 우리 밭을 좀 더 늘이자라고 하는데, 이것 저것 심다보면 더 심고 싶기는 한데, 내가 다 감당이 될지 몰라 아직까지는 저 크기의 밭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땅이 완전히 다 마른 것이 아니라서 땅을 솎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한다. 

그래도 마당 청소 후 오랜만에 텃밭을 보고 기분이 좋아져 사진을 한 번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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