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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중 밥상

밥상 013 : 그 동안 먹은 것들

즐거운 검소씨 2015. 6. 14. 21:20

봄이 되고 여름이 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아직도 게으르다. 이리저리 자잘하게 아픈것도 많고, 몸에 기가 하나도 없는 느낌이다. 

밥이라도 내 입맛에 잘 맞게 해먹으면 좋으련만, 음식은 하는데, 딱히 내가 먹고 싶은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원하는 음식이란 다른게 아니라 남이 해주는 한국음식이 아닐까 싶다. 남이 해 준 음식은 다 맛있다는게 틀린말이 아닌 것 같다. 



돈까스를 해 보려고 맘 먹고 고기를 망치로 두드리고 준비를 했는데, 빵가루가 없다. 그래서 그냥 밀가루만 입혀서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둘러 구웠다. 흠...별로였다.



언제나 저렴한 목살을 사와서 굽고, 김치도 볶아서 같이 먹었다. 그냥 김치도 맛있지만, 나는 김치를 이용한 다른 요리를 한 것들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물론 김치 볶음을 또 다른 요리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말이다.



남편은 피들헤드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봄이 되면 이웃의 피들해드 체취하는 아저씨게 부탁을해서 사오는데, 양이 많이 살짝데쳐서 냉동을 해두고 먹고 싶을때마다 꺼내서 먹는다. 아껴 먹으려고 하지만, 하나 둘씩 꺼내서 먹다보면 가을전에 다 먹게된다. 

나는 한국의 고사리나물은 참 좋아하는데, 피들헤드는 처음엔 왠지 좀 꺼려졌다. 그런데, 이것도 한 두번 먹기 시작하고 내 입맛에 맛게 이것 저것 넣어서 먹다보니 이제는 그냥 여느 나물이랑 비슷하게 느껴진다.



뼈가 다 발라진 냉동생선도 사다가 녹혀서 구워먹었다. 나는 한국의 동태전처럼 살짝간을 한 생선에 밀가루 입히고 계란물 적셔서 굽는데, 남편은 피시앤칩스처럼  밀가루반죽(?)을 만들어서 거기다 적셔서 굽는다. 

이러나 저러나 다 맛은 있다.



노라님 밥상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 먹어야지 생각을 했는데, 드디어 패티도 사고, 로메인상추도 사고 해서 휴일 점심으로 다 같이 둘러 앉아 한끼 해 먹었다. 간단해서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해먹었다. 바베큐 시즌이 되니 참 좋다.



남편은 식빵에다가 올려서 햄버거처럼 만들어 먹었다. 햄버거 번이 없어서 그냥 식빵을 이용했는데, 뭐, 괜찮은가보다.



닭 한마리랑 웨지감자를 오븐에 넣고 구웠는데, 감자는 금방 빼거나 나중에 넣었어야하는데, 깜뻑하고 닭이 다 읽을떄까지 나뒀더니 절반이 다 타버렸다. 음식을 할 땐, 정성이 절반이라는데, 나는 간단하고 빨리 하는게 좋고 귀찮은게 싫다보니 망치는 요리들이 참 많다. 다행히도 남편이랑 아이는 먹을 것만 있다면 질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으니 다행이다.



된장소스에 돼지고기를 재웠다가 바베큐에 구웠다. 집안에서 고기를 굽지 않아도 되니 참 좋다. 



그렇게 구워진 고기랑 아침에 싸서 아점으로 먹고 남은 김밥이랑 해서 저녁밥이 되었다.



갑자기 라자냐가 먹고 싶다고 남편이 말하길래 냉동라자냐를 사와서 데워먹었다. 이상하게도 라자냐는 한 번도 만들어 본적이 없다. 만드는 것도 어려워보이지 않던데, 그냥 잘 안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