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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찾기

즐거운 검소씨 2015. 4. 26. 06:36

어느 날인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 좀 누워야겠어."라고 남편과 아이에게 말한 후 침대에 들어가서는 바로 골아떨어졌다.


그렇게 한 참을 자고 있는데, 남편이 잠깐 나갔다 와야할 일이 있다고 하길래 알았다고 대답한 후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실패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달콤한 시간을 이어가고 있을 즈음, 아이가 보물찾기 해야한다고 일어나라며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계속 잠을 더 자고 싶었지만,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완전히 잠을 떨쳐버리지는 못한채 어슬렁 거리며 침대 밖으로 나왔다.


그랬더니 아이가 침대 위에 종이가 한 장 있을 거라며 그 내용을 따라가면 보물 -내 신발이라고 명시해 놓았다.ㅋ- 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아이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졸린 눈을 없애고 최대한 눈을 반짝이며 보물찾기가 정말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물론, 절대로 거짓말은 아니었다. 놀이 자체야 어른인 나에게는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지만, 내 행동을 보고 재미있어할 아이를 생각하면 나도 들뜰 수 밖에 없게된다.


그렇게 따라간 지령(?)들이 다음과 같다. 각 장소에 도착하면 다음 장소를 가리키는 종이가 놓여져 있었다.










이렇게 세탁기 부터 시작해서 건조기, 식탁 등 긴 여정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가야 할 곳은 바로 아이 본인의 방이었어요. 도착해서 어디를 찾아야 하나 둘러 보고 있었더니 아이가 바로 옆으로 따라와서는 자꾸 의자 밑으로 유도를 하더라구요. 

드디어 얼마전 중고가게에서 구입한 저의 노란 샌들을 다시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물론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좋아하길래 더 더 크게 환호하며 신발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어요~ㅎ


제 어릴 적을 생각해 보니 저도 장난감 필요 없이도 잘 놀 수 있는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나요. 물론 그 시절에야 장난감이 많지도 않았기도 했고, 형제자매들이 많으니 같이 있기만 해도 참 즐거웠던 기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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