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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활의 기록
5월 13일. 집 입구의 사과나무. 아직까지는 완전 헐벗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5월 15일. 잎파리가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5월 16일. 하루 사이에도 잎들이 더 풍성해졌다. 5월 18일. 이제는 나무 아래 큰 그늘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이파리들이 커졌다. 5월 23일. 이파리들이 빽빽하게 다 나와 정말 봄이구나 하는게 느껴졌다. 사실 이제 여름에 가깝지만 말이다. 5월 23일. 사실 이날 아침에는 이렇게 때에 맞지도 않게 눈이 내렸다. 물론 오후에 나온 해 덕분에 금방 다 녹아버렸다. 5월 27일. 오늘. 의자에 앉아있다가 옆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사과나무에 드디어 꽃이 피었다. 물론 꽃이 핀 다른 사과나무들도 많이 있지만, 나는 항상 이 나무에 꽃이 피는 걸 봐야지 겨울은 이제 완전히 갔구나..
얼마전 자주 가는 인터넷까페에서 콩나물 기르기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그걸 보고 나도 한 번 집에서 길러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캐나다로 이사오고 나서 콩나물 기르기를 몇 번 시도해 본 적이 있었는데, 한 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어 한국식품점에서 산 콩나물콩도 그냥 버려버렸다. 콩나물 처럼 기르기 쉬운 것도 없다고 하길래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를 겪고 나니 그냥 사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잘 길러 먹는 걸 보니 나도 한 번 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 작년에 한국에서 언니가 보내 준 쥐눈이콩이 생각이 났다. 쥐눈이콩은 여기서도 잘 구할 수가 없어서 아껴서 먹고 있는건데, 콩나물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콩은 잘 씻어서 물에 12시간 가량..
겨울내내 쌓여있던 눈이 다 녹은지 어언 한 달이 다되어가니, 기온이 차츰 차츰 상승하는 게 틀림없다. 이러다가는 금새 여름이 와서 아이고, 더워라~를 연발하며 다닐 것 같다. 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 팥빙수.요즘 한국에서는 빙수집들이 유행(아님, 벌써 유행이 다 지나갔을까?)이라고 하는데, 사진으로 본 빙수집들의 빙수는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할 만큼 맛이있어보였다.그래서, 오랜만에 나도 팥빙수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예전에 다른 도시로 이사가는 한국분께서 작은 제빙기를 하나주고 가셨는데, 아이가 어릴 때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 부서져버렸다. 한 번도 써보질 않았는데...그래서, 그 이후에는 얼음을 갈아서 빙수를 만들수는 없고 해서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 방법이란, 우유를 ..
다 헤어져가는 행주를 보며 '중간 부분을 빼고는 그래도 괜찮으니 이걸로도 재활용을 좀 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몇 달전에 만든 찜질팩이 생각이 났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콩이나 쌀으로도 찜질팩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발견하고, 속이 좋지않아서 먹지 못하고 묵혀두고 있던 현미쌀로 찜질팩을 만들었었다. 그 때 현미쌀을 다 쓰지 못하고 좀 남겨뒀었는데, 이번에 모두 사용해서 없애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행주를 잘 빨아서 말린 후, 양쪽 끝부분만을 사용하기 위해서 헤어진 중간부분은 잘라내 버렸다. 재봉틀을 이용했으면 눈깜짝할 사이에 끝났을텐데, 얼마전 잘 사용하지 않고, 딱히 둘곳이 없다는 이유로 시어머니께 받은 오래된 재봉틀을 기부해버렸었다. (물론 허..
캐나다로 이사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정말로 많은 까마귀들이 있다는 거였다. 마치 한국의 비둘기떼 같다고나 할까.요즘엔 한국에서도 공원 근처가 아니면 비둘기가 많은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까마귀가 나쁜 소식을 전한다고 생각되어서 처음엔 좀 꺼름직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건 뭐 이제는 매일 보다시피하니 정이 안들래야 안들 수가 없게 되었다.게다가 이 까마귀들이 어찌나 똑똑한지 가끔은 감탄을 하게 될 때도 있다. 남편이랑 딸아이는 빵을 먹으면 처음과 마지막의 크러스트 부분은 먹지 않아서 남은 걸 버리기는 뭐해서 누구든지 먹겠지 하는 맘에 마당에 남은 것을 뿌려놓았다.그랬더니, 이 까마귀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던 건지 깍, 깍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몇 마리가 날아와서 빵 조각들을 물어가기 시작..